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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경비실미성일지 2019. 1. 26. 02:46
내가 사는 6동 경비실 입구. 집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꼭 이 곳을 거쳐야 한다. 미성 단지의 경우 7동만 뺴고는 모두 복도식이며, 6동의 경우 2군데의 경비실이 있는데, 복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곳을 통과해도 무방하다. 내가 6살 때 처음 온 미성아파트. 그전에 살았던 잠실 주공아파트나 고덕아파트에는 없던 시스템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절한 경비 아저씨도 있었고, 무뚝뚝한 아저씨도 있었고, 말 많이 하시는 아저씨도 있었던 것 같다. 수없이 지나치며, 가볍게 목례드리며, 매번 느끼는 약간의 쭈삣쭈삣한 느낌. 요즘 아파트들은 인적 경비는 단지 한 곳에 집중화가 되고, 개별 입구에는 다 전산화된 자동버튼이라, 이런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 오늘의 미성 그래픽 퇴근 길 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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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3, 신혼 첫 집미성일지 2019. 1. 24. 02:34
퇴거 전 하루하루가 소중하기 때문에 가급적 매일 하나씩은 미성아파트에 관련된 글을 쓰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 생활과 육아에 쫒겨 쉽지는 않다. 오늘은 따로 찍은 사진이 없다. 대신 결혼 직후 찍은 사진을 올려본다. 4년이 흘렀다. 그때만해도 이렇게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될지는 몰랐다. 그래서 더 아쉽기도 하다. * 오늘의 미성 그래픽 (2014-11월) 2014년말 결혼을 앞두고 5년만에 다시 미성아파트에 들어오게 된다. 가족이 다 분당으로 이사가면서 세를 내주었던 집에 다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비록 내 집은 아니었지만, 분가를 하고, 세대주가 되어 살게된 첫 집이었다. 임차인을 내보내고 도배를 하던 시간. 그때 찍은 사진들이다. 도배가 끝난지 얼마 안되어 찍은 사진. 초등학교 시절 내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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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2, 집 안과 밖미성일지 2019. 1. 23. 01:28
해가 짧은 겨울이라 아침에 출근할 때면 날이 아직 어둑어둑하다. 어제 저녁에도 달을 보았는데, 새벽까지 떠 있었다. 물론 동에서 서로 위치가 바뀌었지만. 매일 집을 나서면 보는 풍경. 집 밖을 나섰을 때 처음 맞닥드리는 세상의 얼굴. 이제 이 풍경도 얼마 안남았다. * 오늘의 미성 그래픽 아침 7시. 출근하며 복도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 맨 오른쪽이 4동, 그 옆이 3동. 맨 왼쪽이 내가 있는 6동, 그 옆이 5동이다. 예전, 그러니까 2000년대 중반 이전에는 앞에 보이는 높은 건물(포스코 더샾과 푸르지오 주상복합)이 없어서 구 상업은행 건물과 멀리 삼성동 무역센터 건물이 보였었다. 바로 아래 사진과 같이.. (2002-07-27) 디지털카메라가 처음 보급 되던 시절, 아버지가 산 카메라로 집 근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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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1, Prologue미성일지 2019. 1. 22. 02:23
너무 늦었다. 진작에 글을 썼어야 했다.이런저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었다.막연하게 생각은 해왔지만, 그냥 무기력하게 손을 놓은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지난주 문득 아내가 나에게 말했다.신혼을 보낸 이 공간이 그리워질 것 같다고.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의 유년 시절, 학창 시절, 대학 시절, 신혼 시절을 모두 보낸 이곳 미성아파트 6동 000호.이곳에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길어야 두 달 남짓.그 이후에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공간이 된다. 무엇인가라도 해야 했다. 대학생 시절 운영하다가 10년 넘게 방치된 블로그에 들어왔다. 같은 계정으로 새 블로그를 만들었다.마치 먼지가 수북히 쌓인 창고 안의 오래된 기계를 다시 가동하는 느낌이었다. 오늘부터 되도록 하루에 한번은 글을 써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