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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20, 그래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
    미성일지 2019. 4. 21. 02:32

    이사한지 거의 한달이 다되어 간다. 매일 퇴근 후, 매주 주말마다 집 정리를 했고 약 3주가 지난 시점부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아내와 번갈아가며 아이를 맡아야 해서 노동력은 1/2이 된다는 점이 약점이었다. 

     

    미성을 떠나기 전 매우 우울했던 기분이, 이사로 인해 그냥 정신없이 흘러가 버렸다. 특히나 이사 시점 막판이 다가올 수록 더 정신이 없었다. 이것 저것 생각했던 것들을 다 못해보고 그냥 휙 지나가버렸다. 뭐든지 그럴 것이다. 먼 훗날 나이가 들어 죽음을 준비할 때도 그럴 것이다. 막판이 다가올수록 스케줄은 더 밀도가 높아진다.

     

    이런 저런 사정상 주공아파트 5단지로 이사왔다. 미성보다도 더 오래된 단지이다. 초, 중학생 시절 송파대로 건너의 완전 다른 세상, 다른 동네라는 느낌만 있었다. 장미아파트도 대단지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초, 중학교가 위치하여 친숙한 반면, 주공아파트 단지는 아직도 남의 동네에 온 느낌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미성, 장미는 민간에서 개발한 단지, 주공은 공공기관에서 개발한 단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같은 70~80년대 단지임에도 분위기 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주공이 조금 더 (아니 아주 많이) 전체주의적인 느낌?

     

    그냥 내가 지어낸 아무 공신력 없는 말이지만, 아래 단어가 1987년 이전의 남북을 적절히 표현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해왔다. 

    남한 - 부르주아 전체주의

    북한 - 프롤레타리아 제국주의 

    둘 다 앞 뒤 단어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개인의 자유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를 구상한 아담 스미스나, 제국주의 타도하고 만국 노동자의 단결을 촉구한 마르크스에게는 둘 다 의도에 맞지 않는 체제였을 것이다. 아무튼 서울이 70~80년대  "부르주아 전체주의"의 수도였다면, 미성이나 장미가 위치한 잠실4, 6동은 부르주아, 주공아파트 단지가 위치했던 잠실 2, 3동은 전체주의가 어울리는 단어였을 것 같다. 

     

     

    * 오늘의 그래픽

     

    (2019-04) 벚꽃으로 유명한 주공아파트 5단지.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진주아파트 단지가 사람도 적고 더 예쁜 것 같다. 

     

    (2019-04) 복도에서 한강이 보이는 동이다. 이런 저런 심란한 마음에도 한강을 보며 마음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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