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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1, 맥주 한 잔!
    미성일지 2019. 3. 2. 01:55

    술을 아주 잘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시는 술은 정말 맛있다. 입사 초기 작위적인 자리에서 불편하게 먹는게 너무 싫어 술이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던 적도 있지만, 즐거운 분위기에서 마시는 적당한 양의 술은 양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본다. 왜 쓴데 맛이 있을까? 살면서 "맞네!" 하는 명언을 몇 차례 듣고는 하는데, 예전 직장 상사가 했던 말도 그 중 하나다. 


    "술은 쓰기 때문에 질리지 않는다" 


    음식마다 맞는 술이 있다.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는 소주가 잘 맞는다. 하지만 집에서는 소주를 거의 먹지 않는다. 양주는 조니워커 블루가 향이 너무 좋아 가지고는 있기는 하지만 역시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 대신 주로 시원한 캔맥주나 병맥주 한잔이 집에서 주로 마시는 술이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고등학생 무렵부터 맥주를 마셨던 것 같다. 부모님이 안 계실 때, 친했던 친구 2명이 놀러와 넓지 않은 거실에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물론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한번 마셔볼래? 해서 맥주를 마셔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쓴 걸 왜 마시지 하고 이 세계는 나와는 관계없는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고 끝났었다. 신기하게 또렷이 기억한다. 9동 뒤 놀이터 근처 벤치였다.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전인 90년대 초,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화 올 일이 있어 집에 있는 무선 전화기를 가지고 갔는데, 당연히 전파가 끊어졌다. 대학생이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와 방에서 혼자 마셨다. 수입 맥주가 막 들어오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 조금더 비싸지만 아사히 맥주를 사와 방에서 마시며 힘든 현실을 잊고는 했던 기억이 난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래도 역시 모든 일을 끝내고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간단한 간식과 마시는 맥주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약간의 알딸딸함. 마시고 자면 된다는 안도감. 이제 미성에서 그렇게 늦은 밤 혼자 맥주를 마시며 보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 또 밤이 깊어가고 있다. 



    * 오늘의 미성 그래픽



    (2019-03) 야심한 밤, 과자와 맥주.




    (2019-03) 미성에서의 마지막 삼일절 밤 풍경. 1919년 이곳은 한강 잠실섬 인근 모래톱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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