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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7,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
    미성일지 2019. 2. 17. 15:13

    미성아파트 단지에 처음 온 것은 1987년 11월, 그 후 1990년대는 온전히 미성 단지에서 보냈었다. 2000년대는 2009년 가족들이 분당에 이사갔고 나도 자취생활을 하느라, 2010년대는 신혼집으로 들어온 2014년부터 2019년 초까지만 생활을 하느라, 실제 전체를 온전히 미성에서 지낸 것은 1990년대 밖에 없다. 


    1990년대 초반, 나에게 큰 이슈 중 하나는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이었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몇 년뒤 곧 닥칠 재앙을 앞두고 사람들이 너무나 태평하게 보였고, 그냥 이렇게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는 게 무섭게 느껴졌었다. 6년뒤, 평온한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곧 우주 괴물들이 닥칠텐데..

    1999년 - 2000년.

    너무나 큰 숫자가 바뀌는 것이고, 그 예언은 정말 적중할 것만 같이 느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초등학생 다운 느낌이다.


    1995년 중학생이 되었고 노스트라다무스의 대예언이라는 마치 논픽션 같은 영화를 보고 몇일정도 공포에 떨은 것을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생각을 크게 한 적은 없다. 물론 고2가 되던 1999년에는 친구와 무언가 일어날까 정도로 이야기 하다가, 그냥 고3이 되었고 그런 한가한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지나가버렸던 것 같다.

     

    그렇게 아득한 미래같이 느껴지던 1999년이 한참 전 과거가 되어버리고, 무한히 계속될 것 같던 미성에서의 일상은 이제 다 끝나가고 있다. 정말 무한히 계속될 것 같던 미성에서의 일상, 무한히 지속될 것만 같던 나의 유년기, 청년기가 끝나간다. 나는 40대를 앞두고 있고, 미성아파트라는 공간은 이제 사라지기 직전이다.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진부한 표현이 절절히 느껴지는 요즘이다.


    이제 미성에서의 남은 일상은 약 1달 반 정도. 2, 3년전부터 이곳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하고는 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마지막 편에 나오는 재개발을 시작한 동네의 철거전 모습과 비슷한 느낌일까. 이제는 그냥 차라리 끝났으면하는 생각도 한다. 요양원에 들어가셨던 할머니의 마지막 나날도 생각이 난다. 그렇기에 미성에서 지내는 남은 시간은 하루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 오늘의 미성 그래픽




    (2019-02) 어제 밤, 8동앞을 지나다가 보게 된 보름달을 보니 초등학생 떄가 생각났다. 비슷한 위치에서 아버지와 달을 보며, 이제 곧 지구 멸망이 올지도 모르는데 너무 태평한게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2019-02) 이제 떠난 집의 대문에는 이러한 안내문이 붙는다. 6동은 아직 별로 없지만 8동쪽은 생각보다 많이 붙어있어 놀랐다.




    (2019-02) 주말마다 이사가는 집들이 2~3집씩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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